종이줍는 할머니를 보고 출근길 강북구청 옆길 이면도로로 걸어가다 보면 거의 매일 종이를 수집하는 할머니들과 마주친다. 어젠 지나가는 나에게 무거운 종이자루를 들어달라는 부탁을 했고 얼마 전엔 수레에 짐을 실어달라 부탁하기도 했었다. 할머니들은 그들의 소중한 수집물에 대한 애착이 너무 지나쳐 거리에 떨어진, .. 사는 이야기 2011.03.18
아내에게서 받은 문자. 그저께는 성진이 아버지 장례식 조문차 영광에 다녀왔다. 봉수, 대기와 함께. 그 보다 하루전엔 몇 년만에 만난 봉수와 대기와 만나 술자리를 함께했다. 같은 멤버가 다음 날 또 다시 모여 친구 부친 장례식장으로 간 것이다. 장례식장이 있는 영광으로 내려가는 길에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언제 오.. 사는 이야기 2011.03.10
다시찾은 책 지난 목요일 택시를 타고 집에 오던 길에 보던 책을 택시에 두고 내렸었다. 아차 했을 때 택시는 이미 저 멀리 시야에서 사라진 후였다. 다행이 마침 계산하면서 받아둔 영수증을 통해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연락을 했다. 기사님은 내 전화를 받자 이내 책을 두고 내린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하지만 몇 .. 사는 이야기 2011.03.09
전혀 외롭지 않을 것 같았던 날 아무리 나 아닌 외부적인 것들로 인해 상처받지 않으려 하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울 수 있을까. 그리고 나의 내부와 외부가 어디 따로 놀 수 있겠는가. 내 몸을 이루는 이와 기, 혼과 백이 우주를 구성하는 작은 단위의 응결체에 지나지 않을진데, 어찌 나의 내부가 따로 있고 외부가 따로 있을 것인.. 사는 이야기 2011.03.04
출근길 유난히 길고 추웠던 이번 겨울이 정말 끝나긴 끝났나 봅니다. 3월이 되었고 오늘은 그 첫 출근날입니다. 동호대교를 건너는 전철 안에서 오랜만에 ‘떠 있는 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달까지 출근 시간에 해를 볼 수는 없었거든요. 붉은 아침 해가 한강 위에 솟아있고 아직은 서늘한 이른 봄 바람.. 사는 이야기 2011.03.02
출근길_젊은 부부 아침 출근길 전철 안에서 나란히 앉아 무가지 신문을 읽고 있는 젊은 남녀. 지면에서 초점이 멀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남자는 펼쳐 논 페이지를 이미 다 읽은 듯 했지만 페이지를 넘기지 않은 채, (아내로 보이는) 여자가 다 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뒤, 여전히 남자는 다른 페이지를 넘겨 신문을 .. 사는 이야기 2011.01.24
퇴근길_반지 파는 아저씨 어젠 좀 늦게 퇴근을 했다. 매일 저녁 그러하듯 지하철 3호선을 타고 4호선을 갈아타기 위해 충무로 역에서 내릴 때쯤, 저 쪽 열차 다음 칸에서부터 낯설지 않은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반지 사세요. 저희가 직접 만든 반지예요” 내가 내리는 것과 동시에, 목소리의 주인공은 저 쪽 칸에서 내가 탔던 .. 사는 이야기 2011.01.20
설국, 부안 산아의 담임인 잔디의 결혼식에 맞춰 미리 계획하여 친구가 있는 부안에 다녀왔다. 전주를 출발할 무렵, 눈은 쌓여 있지도 않았으며, 내리는 눈 또한 셀 수 있을 정도로 그냥 바람에 몇 발 날리는 정도였다. 하지만 부안에 도착하자 양상은 달랐다. 부안은 온통 눈으로 덮여 있었으며, 물론 많은 양은 .. 사는 이야기 2011.01.19
존재로서의 '나' 찾기 인간은 태어날 때 온전한 알몸이다. 욕구에 대해서도 배고프면 울고 행복하면 웃고 싸고 싶으면 싼다. 온전한 모습에는 연기가 필요 없다. 고통이 오면 찡그리고 기쁠 땐 웃으며 있는 그대로를 표정으로 나타낸다. 엄마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즐거워서 웃고, 엄마를 괴롭히기 .. 사는 이야기 2011.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