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형이 만들어준 매콤한 육회를 먹고, 조깅을 하고자 집을 나섰다. 투몬으로까지 내려갔는데, 육회에 놀랐는지 배가 아파왔다. 참고 뛰다가 더 뛰면 정말 힘들어질 거 같아서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바깥 세상을 경험하는 데에 차를 타는 것과 자전거를 타는 것이 다르듯, 뛰면서 보는 세상과 걸으며 보는 세상도 마찬가지로 차이가 있었다. 달리는 동안 나에만 집중하게 되는 거친 호흡과 속도감은 아무래도 걸으며 보는세상과는 다른 차원에 존재함을 느꼈다. 전에는 보이지 않던 가게의 간판과 옥외 펍에서 공연되는 라이브, 그리고 가게 바깥 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의 표정이 눈에 들어오며, 들리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주고 받는 대화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수년전부터 혈압이 높아져 간혹 혈압계를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