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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변천

언어는 정말 살아숨쉼다. 특히 요즘에서는 그 사용하는 어휘의 변화속도가 너무나 빠르다 보니 특정 언어를 사용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세대를 나누는기준이 되기도 한다. 내 어릴적 흔히 사용하던 어휘들도 많이 없어지거나 의미가 바뀐 사례가 많다. 사극에서나 보면 '예'라는 대답 대신 '야'라는 답을 쉽게 들을 수 있다. 나의 초등학교 때까지 '예'라는 대답은 표준어가 사용되는 드라마 속에 서나 듣는 말이었지 일상의 말이 아니었다. 바보같은 '표준어 사용을 생활화 하자'는 구호 아래 서서히 '야'는 '예'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 시절 같이 초/중 학교를 다녔던 내 친구들 대부분은 우리가 그런 촌스런 대답을 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 내지 조차 못했다. 그것은 우리 이전 세대였고 우리는 그 이후 세대였다고 주장한다...

사는 이야기 2023.12.17

밤바다에 누워 밤하늘을 응시하다.

창밖에 시원하게 내리는 비를 보니 이 곳도 장마가 시작된 모양이다. 마치 하늘에서 대나무 다발이 풀어져 땅으로 내려 꽂히기라도 하듯 요란한 소리와 함께 쏟아지는 비는 순식간에 지상의 온도를 떨어뜨린다. 요 근래에 물속에서 손짓않고도 뒤로 누워 뜨는 법을 터득했다. 그리고 조용한 밤 바다에 홀로 나가 명상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어제도 헬스장에서 땀에 젖은 몸으로 바다에 나갔다. 파도에 따라 요동하는 내몸을 느끼며, 하늘의 별을 응시한다. 어릴적 미로 고모할머니 댁 마당에 놓인 들마루 잠자리에서 하늘을 본 이후로 요즘 처럼 그렇게 밤하늘을 가만히 쳐다본 게 처음인 듯 하다. 누군가 특별한 경험으로 별똥별을 얘기할 때, 그때의 선명한 기억을 가진 나는, 항상 자신있게 얘기하곤 한다. 별똥별은 보기 드문게 아..

사는 이야기 2022.07.04

샌드백과 쫌생이와 자유인

나는 이들을 샌드백이라고 부른다. 학교에서 흔이 왕따로 일컬어 지는 이들. 힘을 지니고 있는지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상대의 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유전자의 다양성 게임에서 흔히 착한 유전자로 불리는 이들이다. 이들은 당하지만 보복하지 않는다. 이걸 아는 놈들이 이 샌드백들을 자신들의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삼는데, 이런 놈들을 어떻게 명명할까 한참을 고민했다. 쫌생이, .. 양아치... ? 내가 의도하는 뉘양스와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그냥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인 양아치로 하자. 양아치들은 자신들의 폭력을, 샌드백들이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항상 정당화 한다. 그들은 간혹 바위를 본다. 하지만 주시하지 않는다. 길 한가운데서 통행을 가로 막고 있는 바위를 인식한 걸 누군가 알게 된다면 ' 그..

사는 이야기 2022.06.26

영화 '워머신 War Machine'을 보고

'영화는 극장에서'를 고집하던 나로서는 팬데믹이라는 제한된 현실과 타협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근래에는 저녁에 간혹 넷플렉스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심장 박동수를 높이기 위한 기대로 영화를 보지만 관객의 관심을 끌기위한 화려한 액션의 영화들은 오히려, 대부분 수면을 위한 에피타이져가 될 뿐이었다. 그러던 중 어제 본 영화는 나름 근래 본 영화 중에는 인상이 남았으며, 또한 최근 아프간 사태를 미리 파악하고 이를 패러디 했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는 4년도 지난 2017년 5월에 개봉했지만, 이미 오늘의 아파간 상황을 예고하고 있었다. 제목에서 영감을 받고 시원한 전투씬을 기대하였던 탓에 처음 한동안은 '뭐 이런 영화가 있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루했다. 하지만 그러한 가운데서도 영화..

사는 이야기 2021.08.21

두바이 3월 26,27일

3월 26일 늦잠을 자고 일어나 해변을 따라 걸어보려 나갔다가 오늘 코로나검사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다시 들어왔다. 2Km 여 떨어진 에미레이트 병원을 찾아갔다. 어제보더 훨씬 더 뜨거워진 태양아래를 걸으니 등에 땀이 찼다. 저멀리 Private Island가 내려 보이는 고가를 건너가자 마자 맞은편 아래에 있는 Emirates Hospital로 들어갔다. 이미 검사를 받으려 여러명의 백인, 흑인 등의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와 있었다. 검사비는 우리돈 5만원 정도를 했던 거 같다. 검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문자가 올 것이며, 늦어도 저녁이면 결과지를 찾아 갈 수 있다고 했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히치하이크를 했다 의외로 첫 시도에 낙시대를 싣고 낙시터를 다녀오던 이의 차를 얻어탈 수가 있..

사는 이야기 2021.03.30

두바이 3월 25일

두바이 코로나 시국에 부득이 귀국했다 다시 나오는 길에 두바이를 경유하게 되었다. 어차피 경유하는 곳인지라 2박 3일간의 여행을 계획했다. 과거 두바이에 올 기회를 놓치고 어태까지 가보지 못한 곳이어서 그 한풀이도 포함한 것이었다. 3월 25일 첫날 아침에 두바이 공항에 도착했다. 밝아오는 아침에 공항 제 3터미널을 빠져나와 우버택시를 불렀다. 공항 밖에서 택시 삐끼들이 호객했는데, 그들은 숙소까지 150다스람을 불렀다. 우버택시를 이용하니 약 120다스람, 삐끼들 보다는 우버가 저렴했다. 하지만 나중에 숙소에서 돌아오면서 이용한 일반택시는 약 65다스람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두바이에서는 우버택시가 일반택시에 비해 2배 가까이 비쌌다. 숙소에 짐을 맡기고 숙소를 나섰다. 미리 계획하지 않았으..

사는 이야기 2021.03.30

코로나 팬데믹 자가격리를 끝내고

2주간의 자가격리가 막바지에 이르고 오늘 여주 보건소에 가서 마지막 검사를 받았다. 모두들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하여 이래저래 연락을 해 왔지만 정말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이게 내 성격에 맞는 것인지. 밤에는 얼고 낮 햇살에 녹던 논물도 오늘 아침까지 설게 얼었지만 내일 아침부터는 얼지 않을 듯 싶다. 오늘은 하루 종일 보일러를 때지 않았는데도 방바닥이 발이 그다지 시리지 않다. 날씨마져 나의 자가격리 해소를 알고는 도와 주려나 보다. 한국의 늦겨울 날씨에 대한 감을 잊어서 그랬는지 인도에서 오면서 외투로는, 구기면 주머니에 들어갈 만한 패딩하나 가져온게 다다 윗돌이는 아예 반팔 두 장 긴 팔 한 장. 추운 날씨가 계속된다면 불필요하게 옷을 사다 입어야 할텐데, 다행히 그런 걱정은 그다지 덜은 셈이다.

사는 이야기 2021.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