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밤바다에 누워 밤하늘을 응시하다.

아르쎄 2022. 7. 4. 07:57

창밖에 시원하게 내리는 비를 보니

이 곳도 장마가 시작된 모양이다.
마치 하늘에서 대나무 다발이 풀어져 땅으로 내려 꽂히기라도 하듯

요란한 소리와 함께 쏟아지는 비는

순식간에 지상의 온도를 떨어뜨린다. 

 

요 근래에 물속에서 손짓않고도 뒤로 누워 뜨는 법을 터득했다. 

그리고 조용한 밤 바다에 홀로 나가 명상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어제도 헬스장에서 땀에 젖은 몸으로 바다에 나갔다. 

 

파도에 따라 요동하는 내몸을 느끼며,

하늘의 별을 응시한다. 

 

어릴적 미로 고모할머니 댁

마당에 놓인 들마루 잠자리에서 하늘을 본 이후로

요즘 처럼 그렇게 밤하늘을 가만히 쳐다본 게 처음인 듯 하다. 

 

누군가 특별한 경험으로 별똥별을 얘기할 때, 

그때의 선명한 기억을 가진 나는, 항상 자신있게 얘기하곤 한다.

별똥별은 보기 드문게 아니라

하늘이 흐려 요샌 잘 보이지 않을 뿐이라고,

사실은 밝고 어두운 하늘에서는 5분 마다 떨어지는 별똥 별을 볼 수 있다고.

 

그랬다. 

미로 고모할머니 댁  하늘에서는

쉴 새 없이 별똥별이 떨어졌다. 

 

따라가겠다고 고집부리던 나를 

구태여 떼어 놓으며, 솔가지 삐져나온 섶다리 위를

긴 대나무 낚시대를 울러메고 도망가듯 뛰어가던 종현이 아재는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늙어가고 계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