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두바이 3월 26,27일

아르쎄 2021. 3. 30. 01:54

3월 26일
늦잠을 자고 일어나 해변을 따라 걸어보려 나갔다가
오늘 코로나검사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다시 들어왔다. 

2Km 여 떨어진 에미레이트 병원을 찾아갔다. 
어제보더 훨씬 더 뜨거워진 태양아래를 걸으니 등에 땀이 찼다. 

저멀리 Private Island가 내려 보이는 고가를 건너가자 마자
맞은편 아래에 있는 Emirates Hospital로 들어갔다.
 
이미 검사를 받으려 여러명의 백인, 흑인 등의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와 있었다.  
검사비는 우리돈 5만원 정도를 했던 거 같다. 
검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문자가 올 것이며,
늦어도 저녁이면 결과지를 찾아 갈 수 있다고 했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히치하이크를 했다
의외로 첫 시도에 낙시대를 싣고 낙시터를 다녀오던 이의 차를 얻어탈 수가 있었다. 

어제의 도보 탐색으로 두바이 시내는 대략 그려진 듯 해서, 
오늘은 본격적으로 느긋하게 즐겨볼 계획을 했다. 

먼저 택시를 타고 두바이 금시장으로 갔다.
많은 상점이 팬데믹의 영향으로 문을 닫았지만 주 거리의 가게는 영업을 하고 있었다. 
삐끼들이 곤니찌와, 니 하오를 외치며 나를 불렀다. 
여기서는 평소 한국관광객들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모양이다. 
대뜸 국적을 묻고, 이름과 나이 따위를 물어대는 인도인들을 상대하기가 싫어
애써 무시하고 지나가다가 한 금방에 들러 구경을 하였다. 
작은 가락지하나를 집고 가격을 물었더니 우리돈으로 60만원 정도 했다. 
한국에서면 몇 만원 정도할 외관. 
확인은 안되지만 박혀있는 큐빅이 천연 다이아몬드라고는 하지만 너무 비싸다고 생각되었다. 

거리의 터키식 아이스크림을 먹고 걷다가 
약간의 곡기를  느껴 현지 느낌이 가득한 식당에 갔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인 듯 한데, 
손님은 관광객으로 보이는 이들은 없고 모두 근처에서 일하는 사람들인 듯 했다.
꽤 맛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 했다. 
가격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쌌다. 

식사비를 지불하고 나니 현지화폐가가 바닥났다. 
큰일이었다. 웬만한 식당과 가게에서는 카드를 지불하면 되었지만
택시에는 카드단말기가 있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에
난처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ATM을 물어물어 찾아갔다. 
내가 가진 국민은행 카드를 집어넣고 500 다르함 인출을 시도했다. 
시간이 흐르고,...
현금이 나왔다. 정말 다행이었다. 

두바이 금시장의 삐쭉나온 반도를 가로질러 가면
박물관 쪽으로 캐널(운하)을 건너갈 수 있는 선착장이 나온다. 
건너가는 배삯은 1 다르함으로 저렴했다. 
더군다나  재래식 배를 타고 캐널을 건너가는 느낌 또한 괜찮았다. 

건너편에 다다르면
캐널을 따라 재래식 시장이 길게  펼쳐졌다. 
싼 옷과 기념품 등을 사기에 적절한 곳이다. 

재리식 시장 끝자락에서 남쪽으로 올라오면
흙으로 된 성같이 생긴 두바이 박물관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은 휴일이라 두바이 박물관의 대문이 굳게 닫혀있다. 
대문앞에서에 기념촬열에 만족하고서는
택시를 타고 어제 갔던 두바이 몰로 갔다. 
오늘은 부르츠칼리파의 야경을 즐겨보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 앞 인공연못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분수쑈 또한 두바이 방문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코스였기 때문이다. 

아직 날이 어둡지 않아
두바이 몰에서 아쿠아리움, 내부 폭포 조형물 등을 구경하고
과자 가게에서 여러 맛있는 과자들을 맛 본 후
연못이 조망되는 2층 한 식당에 가서 종업원에게 부탁했다. 
'두바이 첫 여행인데, 분수쇼를 볼 수 있게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그랬더니 종업원은
'높은 사람이 죽어서 3일동안 애도 기간을 가지는데 그 사이 분수쇼는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 애도기간은 오늘로 종료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지난 밤 숙소에서 TV를 보는데, 여러 채널에서 동시에 한 인물애 대해서 다큐멘터리 처럼
방영하고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그는 '세이크 함단 빈 라시드 알 막툼'이라는 인물로 
아랍에미레이트에서 71년도 부터 재무장관을 한 사람으로 아랍에미레이트 경제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인물이라고 한다. 
24일 오전에 사망한 그에 대한 조의 표시로 27일까지 음악을 비롯한 일체의 유희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어쩐지 팬데믹 여파로 손님이 없어서 불을 밝히지 않았다고 생각한
 '부르츠칼리파'와 '버즈 알 아랍'의 소박한 야경이 이의 연유함을 알게 되었다. 
 
비록 분수쑈는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나는 인공연못과 부르츠할리파를 비롯한 주변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외부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시간을 갖고 주변의 아름 다운 야경을 감상하며 두바이에서의 두째날을 마감했다. 

3월 37일.
숙소인 로다 비치에서 보면 돗단배 형상을 한 '버즈알 아랍'이 가깝게 보이긴 하지만 
걷기에는 제법 먼 거리다. 

오늘은 오전 중으로 이곳에서의 여행을 마감하고 오후에는 공항으로 떠나야 한다. 
호텔에 짐을 맡기고 택시를 타고 팜 주메이라로 향했다. 

하늘에서 보는 만큼의 감흥은 아니었지만 팜 주메이라에 지어진 많은 저택과
그 앞 주차된 화려한 자동차들을 보면서 럭셔리한 삶을 짧게나마 그려보았다. 
마당에 보트가 메어진 저택의 수영장에서 젊은 아가씨들이 시끄러운 수다를 떨고 있었다. 
팜 주메이라를 겉핥고는 택시를 타고 두바이의 상징인 버즈 알아랍으로 갔다.
 
입구에 내려서 들어가려는데, 경비가 제지했다. 
투숙자 외에는 들어갈 수 없다는게 그들의 설명이다. 
입구에는 좌측으로 물놀이장 입구가 있는데, 그곳에 서 있는 낙타 조형물에 기대어 더위를 달랬다. 

숙소로 이어진 해변을 따라 걸었다. 
보트, 제트스키를 즐길 수 있는 선착장이 있었고, 근사한 야외 레스토랑도 있었다. 
뜨거운 태양볕아래 그늘막 조차 없이 수영복에 맨몸으로  앉거나 누워 있는 서양인들을 보고
휴양하고 있는 것인지 고행하고 있는 것인지 헷갈렸다. 

느꺼운 태양이 부담되어 
택시를 잡아타고 숙소로 되돌아왔다. 
커피를 시켜 놓고서는 
해변에 왔다갔다하는 카이트 서핑을 바라보았다. 

다음번에 온다면 
일주일 정도 기간동안 카이트 서핑이나 실컷 즐기다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두바이 공항으로 왔다. 
터미널 2는 인도의 버스대합실 같은 분위기였다. 
두바이가 공간을 제공하고, 세계 이곳저곳의 여유자금이 투자되고, 인도인들과 아시아 인들이 일하는
특이한 구조의 시스템을 가진 곳이라는 생각을 하며 비행기에 올랐다. 
저 멀리 보이는 부르츠칼리파는 화려한 조명을 숨긴채 여전히 소박한 불빛만을 반짝이는 중에도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고 있었다. 

 

 

코로나 테스트 영수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