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영화 '워머신 War Machine'을 보고

아르쎄 2021. 8. 21. 17:18

'영화는 극장에서'를 고집하던 나로서는 
팬데믹이라는 제한된 현실과 타협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근래에는 저녁에 간혹 넷플렉스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심장 박동수를 높이기 위한 기대로 영화를 보지만
관객의 관심을 끌기위한 화려한 액션의 영화들은
오히려, 대부분 수면을 위한 에피타이져가 될 뿐이었다. 

그러던 중 어제 본 영화는 나름 근래 본 영화 중에는 인상이 남았으며,
또한 최근 아프간 사태를 미리 파악하고 이를 패러디 했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는 4년도 지난 2017년 5월에 개봉했지만,
이미 오늘의 아파간 상황을 예고하고 있었다.

제목에서 영감을 받고 시원한 전투씬을 기대하였던 탓에
처음 한동안은 '뭐 이런 영화가 있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루했다. 
하지만 그러한 가운데서도 영화는 차츰 나를 몰입시켜갔다.


멋장이 브래드피트가 주연을 맡았는데 전혀 다른 분위기에
정말 그가 맞는지를, 영화를 본 후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확인할 정도였다. 

팔과 다리를 엉성하게 벌리고 조깅하는 폼하며, 
한쪽 눈을 찡그린 표정, 그리고 목을 잔뜩 긴장해서 만들어 내는 목소리가
패러디 영화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제대로 연기하고 있었다.

영화는, 
미국이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다른 이의 역사와 문화를 도외시한채
힘으로 전파하고 안착시킬 수 있다는 그릇된 신념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부질없는 믿음이 이미 잘못되었음을 인지했지만
이미 시작한 전쟁에서
발을 빼지도 더 들이지도 못하는 결정장애를 가진 한 편의 부류(미국 정부)와,
강대한 미국의 힘으로, 불가능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비 합리적인 생각을 하고,
스스로를 슈퍼맨으로 아는 어리서은 부류(군부)이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제작 당시에도,
아프간에서의 전쟁에서 미국은 패했으며,
다만 패배 선언이 언제가 될지가 문제일 뿐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질없이 또다른 영웅을 다시 재투입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새로운 전쟁영웅 또한 그의 수하들과 함께
영화 어벤져스의 포스터에서와 같이 작전에 투입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