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두바이 3월 25일

아르쎄 2021. 3. 30. 01:53

두바이

코로나 시국에 부득이 귀국했다 다시 나오는 길에
두바이를 경유하게 되었다. 
어차피 경유하는 곳인지라 2박 3일간의 여행을 계획했다. 
과거 두바이에 올 기회를 놓치고 어태까지 가보지 못한 곳이어서
그 한풀이도 포함한 것이었다. 



3월 25일
첫날 아침에 두바이 공항에 도착했다. 
밝아오는 아침에 공항 제 3터미널을 빠져나와 우버택시를 불렀다. 
공항 밖에서 택시 삐끼들이 호객했는데, 그들은 숙소까지 150다스람을 불렀다. 
우버택시를 이용하니 약 120다스람, 삐끼들 보다는 우버가 저렴했다. 
하지만 나중에 숙소에서 돌아오면서 이용한 일반택시는 약 65다스람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두바이에서는 우버택시가 일반택시에 비해 2배 가까이 비쌌다. 

숙소에 짐을 맡기고 숙소를 나섰다. 
미리 계획하지 않았으니, 마땅히 갈 곳도 없었다. 
숙소는 해변을 내다볼 수 있는 곳이었는데, 
 해변을 따라난 산책로를 따라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을 따라 그 길을 걸었다. 
조금 걷다보니 산책로 변에 작은 가게가 있었다. 
커피와 샌드위치를 시켜서 먹었다. 
맛은 별로였고 가격은 50다르함 정도로 비쌌다. 

해변을 벗나서 주택가를 걸었다. 
넓은 차도와 인도변엔 고급 저택들이 늘어서 있었다. 
잔디에 물을 주는 이, 세차하는 이, 모두들 인도 사람인 듯 했다. 
아마도 서양사람들이 저택을 소유하고
인도인들을 부려 일을 시키는 모양이다. 


한참 북쪽으로 걸으니 캐널이 나타났다. 
산책하는 이, 자전거를 즐기는 이들이 보였다. 
넒은 캐널을 따라 관용을 다리 아래를 지났다. 
가로등이 있었고 가로등마다에는 휴대폰을 4대까지 충전할 수 있는 
USB 콘센트가 설치되어 있었다. 
휴대폰을 충전시켜 둔 채로 벤치에 누워 시차로 인한 피로와 여독을 풀었다. 
걸을 땐 제법 더웠지만 그늘진 벤치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한참을 걸으니 고가도로가 있고
고가도로 건너편엔 비행기에서 안내를 본 오토바이 서커스 하는 건물이 있었다. '
이런 코로나 시국에도 공연을 하는지 매표소가 영업을 하고 있었다. 

자전거를 끌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사람을 먼저 보내고
나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고가 차도위로 올랐다. 

부르츠칼라파가 보이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곳으로 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고가를 내려와서 계속 걸었다. 

상가가 늘어선 길거리를 지났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거리가 아니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무엇을 하는 지 모를 거 같은 그런 상가. 
그리고 사람들이 별로 없는 거리...

한 상가를 들어가서 데이터 심카드를 샀다. 
6기가 짜리도 있었지만 용량이 모자랄지도 모른다는 판단에 22기가를 
200 다르함에 구입했다. 
결론적으로 가는 날까지 최종 2기가도 채 사용하지 못했다. 

고층 건물이 즐비한 지역으로 들어섰지만
노동자로 보이는 인도인, 동남아사아인, 아프리카인들이 주로 보일 뿐
서양사람들을 비롯한 현지인들은 어쩌다 마주칠 뿐이었다. 

부르츠 칼리파와 두바이 몰을 둘러싼 블럭은 
둥근 환형의 도로에 둘러싸여 있다. 
두바이 몰 맞은 편으로 접근해서 들어갔는데, 그이 부르츠 칼리파를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곳인 듯 했다. 

오른쪽으로는 크게 만들어진 인공연못 그 건너편엔 그림같은 예쁜 호텔들이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내었다. 
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가면 오페라 하우스가 나오고 오페라 하우스를 지나 
부르츠칼리파 바로 아래를 지나면 두바이 몰로 이어진다. 
 
외부 테라스에서 몇몇이 햄버거에 음료를 마시고 있었지만,
인적이 많지 않았다. 

내부로 들어갔다. 
인공연못에서 진입하는 것은 LB층이었다. 그 위쪽이 Ground Level, 그 위로 1층, 2층...
인테리어가 한국의 그것 보다 훨씬 고급지고 화려했다. 
화려하고 맛스럽게 보이는 과자류가 인상적이었다. 

GL층에는 한국의 백화점과 마찬가지로 여성들 화장품 및 악세사리 류를 팔고 있었고,
위로 올라가면 의류 등 다양한 상품을 팔고 있었다. 
두바이 몰은 그 규모가 상당하여, 며칠이라도 여기서 시간을 보내기가 가능할 듯 하다. 
남자들에게는 절대 아내와 이곳을 오지 말 것을 권한다. 

대체적으로 가격은 비싼 편인데, 
이곳에 생산기반이 변변치 않음음을 생각하면 
수입에 따른 물류와 부동산에 대한 비용을 생각한다면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피곤한 다리를 쉬고자 2층에서 별볼일 없는 한조각 빵과 물을 사서 먹고는 
30다스람을 지급했다. 
나중에 지하철역에서 주스한잔에 3다스람을 지급한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두바이 몰 뒤편 2층에는 뒤편 도로를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이어지는 육교가 있다. 
이 통로를 따라가면 두바이몰 주차장 건물로 이어진다.  

주차장 건물을 통해 지상으로 내려와서
두바이의 마천루들을 감상하며 또 걸었다. 

걸으면서 인상적인 것은 
첫째로 경찰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모든 게 질서 정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게 이상했다.
두번째로는 양보를 잘 한다는 것이다. 차도를 가로질러 걸을 때, 멀리서 부터 자동차들이 속도를 느춰졌고
교차로에서 우회전 차도를 횡단할 땐 내가 보도에 멈춰 서 있는데도 내가 건너갈 때까지 차를 멈추고  기다려 주었다.
운전자도 대부분 인도, 파키스탄인 보행자들도 그 쪽 사람들인데,
인도에서 경험한 무질서와는 너무나도 다른 현상에 놀랐다. 
같은 사람들인데 환경에 따라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기하학적인 형상의 특이한 건물들이 계속해서 이어지니
처음 마주할 때의 감동은 잦아들고  더운 날씨만이 크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퀵보드를 이용하려고 앱을 다운받았지만
지불 수단이 제대로 등록되지 않아 포기했다. 

걸어서 마리타임 씨티까지 걸어갔지만 배를 건조하는 조선소가 있다는 것 외에 별다른 볼거리를 찾지 못했다. 
오랫동안 걸었던 탓에 허리도 아프고해서 오늘의 고행은 여기서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