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귀국길 팬데믹 기간 중 인도에서의 출국

아르쎄 2021. 2. 18. 23:31

급한일로 한국으로 나가게 되었다 
때마침 전세기가 18일에 잡혀있다, 하지만 난 전세기를 이용하지 않기로 했다. 
팬데믹 이전대비 4배 가까이 비싼 항공료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왕 나가거나 들어올 일이 있다면, 경유하는 곳을 이용해서 여행을 겸하겠다는 생각을 일찌개 해 온 탓이다. 

그러러면 차라리 경유지에서 많은 시간을 머무는 편이 나에게는 더 유용하다는 판단이다. 
선택한 항공편 가격은 우리돈 82만원엔가 검색되었다. 
물론 더 싼 항공편도 한두개 있긴 했지만 경유지에서 머무는 시간이 애매하다. 

내가 선택한 경로는 
18일 아침일찍 첸나이로 가서 거기서 13시간쯤 머물고, 
저녁 9시반에 출발하여 아부다비를 자정 쯤에 거쳐서 터키를 19일 아침에 도착한다. 
거기서 20시간을 머물고 다시 출발하여, 20일 저녁 6시반에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코스다.

항공기를 4대를 이용하지만 모두 다 다른 항공사라서 
환승이 연계가 되지 않으면 출국/입국을 번갈아하며 별도로 티케팅을 해야되는 상황이다.  

또한 별로 갈 곳도 없는 첸나이에 머무는 시간이 너무 길고 지루할 듯한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팬더믹이라 선택지가 별로 없음을 감안해야 했다.

예상되는 리스크에서 가장 큰 것은, 아부다비에서의 경유와 이스탄불에서의 출입국이었다. 
영사 콜센터를 통해서 물어 봤더니 그들이 파악하고 있는 바로는 드러난 문제가 없다면서도 
매일 바뀌는 상황이니 만큼 정확한 정보는 현지 영사관을 통해서 확인하라는 것이다.
 
한국같으면 국제통화가 아주 큰 어려움이 아니지만 해외 체류자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정도 책임없는 대답할려고 영사콜운영한다는 게 좀 답답해 보이지만
그래도 그거라도 개통해서 작동한다는 게 큰 진보라는 생각에 더 큰 발전을 기대하며 참아보기로 했다. 
일단 인터넷에서 검색한 정보와 영사콜센터 통화 내용을 의지해서 그냥 질러 보기로 했다. 

두번째는 리스크는 코로나 테스트 였다. 
지난 주부터 아는 의사한테 몇번을 부탁했는데, 
대답이 뜨뜨 미지근 하더니 결국 16일날 전화통화에서 진단키트가 바닥나서 테스트가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15일날 전화하지 그랬냐며 화살을 내게 돌린다. 
방귀뀐 놈이 성질낸다고 ,,, 아무튼 인도에서는 항상 플랜B를 준비하고 있어야 됨을 다시 실감한다.

일단 그 친구에게 내가 잘못했으니 어떻게든 테스트 하는 다른 곳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고는 
곧바로 정보망을 가동하여 다른 루트를 찾아 보았다. 

아는 이의  조언에 따라 페누콘다 정부병원에 갔더니 그곳에서는 테스트를 하지 않는다며
구뚜르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 
다행히 구뚜르 병원에서 테스트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검사결과가 내일 저녁에야 나온다고 한다. 
내가 18일 아침일찍 출발하려면, 17일날엔 벵갈루루에 내려와야 한다. 
다행히 17일 저녁까지 검사결과지를 받을 수 있다면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만약에 또다른 지연 사유가 발생한다면,...?
촉박한 일정에 플랜B가 없다면 항공권도 물릴 수 없고 일정도 망가질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래서 결국 검사담당자에게 적당한 수수료를 주고
대신 결과지는 내일 오전에 받을 수 있다는 답을 얻었다. 

조건으로 
그를 태우고 PCR 검사를 하는 아난타푸르 병원으로  샘플을 이송했다.

대체로 돈을 써서 한 약속은 지켜질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경험으로 터득한 터.
설령, 오전에 받을 수 있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못하더라도 오후까지 채근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니 일단은 한숨을 돌린 셈이다.

다음 날 물론 약간의 지연이 있긴 했지만 오전에 코로나 테스트 결과지를 받을 수 있었다. 

벵갈루루로 온 다음날 새벽, 4시에 일어나 세수를 하니 예약해둔 우버택시로 부터 전화가 왔다. 

공항으로 가서 체크인을 하는 동안, 수하물 핸드캐리 문제로 약간에 실강이가 있긴 했지만
별탈없이 국내선을 타고 첸나이로 왔다. 

첸나이 공항에서 느릿느릿 전철과 뚜벅이 걸음으로 오픈시간에 맞춰 피닉스 몰로 왔다. 
햄버거 가게, 그리고 타이 마사지, 그리고 또 햄버거로 시간을 때우고는
4시경 공항으로 향했다. 

첸나이 길거리에서 본 한글 간판


첸나이 국제선 공항에 들어오기 전부터 항공사 직원들에 의해 표와 신분증을 확인하고도 시간을 지체했다.
아부다비에 입국이 되는지 확인이 잘 안되는 모양이었다. 

티케팅 하는 곳에서도 한 상급자인듯한 여자분이 직접 따라나와서 나를 벤치에 앉히고 
서류를 들고 왔다갔다 하더니, 결국 남은 표 3장을 모두 끊어왔다. 
항공사는 다르지만 모두 이항공사와 연계된 항공편인 모양이다. 

두가지가 안심되었다. 
일단은 이들이 이래저래 체크했는데도 표를 끊어 줬다면, 아무다비와 이스탄불의 입출국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것과
경유지에서 매번 티케팅할 염려가 없다는 것이다. 

첸나이는 큰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오늘 뜨는 국제선은 세편 뿐이었다. 
그것도 국내의 다른 공항을 거치지 않고 바로 해외로 나가는 것은 아부다비 행이 전부이다. 
팬데믹임을 실감케 한다.
 
기다리는 시간도 3시간 반정도...

첸나이 공항 대합실
퍽퍽한 아몬드를 씹어 먹으며 충전대 앞에서 
제발 환승과 터키 입국에 문제가 없길 바라며...

 

 

첸나이 국제선 출국 대합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