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중국여행-란무쓰, 데부현

아르쎄 2017. 7. 16. 14:39

란무쓰란 사원에 도착했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가로의 상가가 이국적인 예쁜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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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위쪽의 절 풍경과 마을 뒷편으로 병풍처럼 동네를 둘러산 바위산을

고산병에 멍한 눈으로 한참동안을 감상하고는, 절 경내로 들어가지 않고 아래쪽 상가로 발길을 향했다.


요기를 때울까 하고 저 아래 상가 초입까지 내려갔으나 배가 부른 건지 내가 아직 먹을 준비가 안 된 건지

식당 간판만 구경하고는 그냥 다시 돌아 올라왔다.

 

올라오다가작은 까페를 하나 발견했다.


소박한 정취가 풍기는 작은 까페 안에서는 젊은이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남자는 기타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지만 내가 나갈때까지 줄 맞추는 게 전부인 걸로 봐서
여자앞에서 괜한 폼을 잡는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었다.
기타를 빼앗아 한곡 튕기고 싶은 마음 간절했지만

이제는 나도 그 숫놈 호르몬을 주체할 나이가 되지 않았나.


밖이 보이는 창가에 자리잡고 앉아있으니 커피가 날라져 왔다.
밀크커피와 각설탕 3개, 분명 시킨건 아메라카노였는데...

몸도서늘하고 컨디션도 별로라 각 설탕을 하나 풀어넣었다.


여자가 외국인인 나에게 호기심이 발동했는지 다가와 서서 몇마디 건넸다.
이 곳에서 한국사람은 처음봤다고 했다.
서 있는 그녀에게 앉을 것을 권했다.

그녀는 광동 출신인데,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며 한달뒤 다시 돌아간다고 했다.
광동에서 이곳까진 상당히 먼 거리이다.

그래서 물었더니 자신은 조용한 이곳을 좋아해서라고 한다.

  
잠시뒤 개 한마리가 다가와 내게 달라붙는다.
그녀는 개를 자재 시켰지만 내가 쓰다듬으니 그냥 내버려 둔다.

잔의 커피가 떨어지자 그녀는 묻지도 않고 커피를 다시 리필해 왔다.




이국에서, 중국인 치고는 괜찮은 젊은 여인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사이 두번째 잔의 커피도 바닥을 보이자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곳을 나왔다.
 

다시 차를 몰았다. 주변에 보이는 산세가 점차 거세게 변하고 있었다.







띠에뿌씨옌(데부현)에 도착해서 한 작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숙소를 잡았다.
사람 보기 힘든 오지에 현대적 도시인 데부현이 있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밤에 숙소를 나와 산책을 했는데 도시 한가운데 있는 광장에 콘서트가 열리고 있고
이 곳 주민이 다 나왔는지 온통 사람들이 붐볐다.


붐비는 곳을 피해 광장 이면에 있는 한 까페에 들렀다.
'쉐이더까페이'란 곳인데 번역하자면 '누군가까페'?.
내부의 카운터 위 네온간판엔 영어('whose caffee')와 한국어('어떤까페')로 까페 이름이 쓰여 있었는데 한국어의 번역이 좀 잘못된 듯하다.


서빙하는 젊은 친구가 내 자리로 와 앉았다.
성실해 보이는 이 친구는 장족이며 이곳에서 40분쯤 걸리는 시골마을 출신이라며
자신의 동네 사진을 보여 주었다.
첨보는 한국인인 나에 대해 호기심이 많은 듯 했다.

 내가 까페이름에 일본어가 빠진게 기분이 좋다고 하자 동의한다는 듯 크게 웃는다.
웨이씬 아이디를 교환하고는 숙소로 돌아왔다.

기사는 문을 빼꼼히 열어둔 채 이미 잠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