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충주에서의 일상

아르쎄 2015. 5. 31. 10:42

충주에 온 후로 하루에도 몇번씩 로드킬을 본다.
심지에 로드킬을 밟고 간 적도 있다.

산짐승들이 참 많은 동네인가 보다.


과거 같았으면 로드킬을 보면 싣고 가서 껍데기를 벗기고
구워먹을 생각을 했을텐데,
요즘은 그런게 보이면 징그럽고 불쌍하기만 하다.

자연스럽던 야성이
접한 시간이 오래인 만큼 내 몸에서도 멀어진 모양이다.

 

어젠 라씨를 만들어 보았다.
덕분에 액정을 교체한지 한달밖에 안된 내 휴대폰이 희생되었다.

 

마트에서 재료를 사고
차를 달렸는데, 뭔가가 차에서 앞유리를 툭 치고 떨어지는 것이었다.
첨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갑자기 혹 내 휴대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안에 폰은 보이지 않는 듯 했고, 더 찾아보기보다는
급한대로 갓길에 차를 세우고 지나온 길을 달려가 보았다.
차들이 신호등 앞에 길게 늘어서 있어서 당장은 보이지 않았다.
그때 한사람이 차에서 내렸다.
직감적으로 그가 내 폰을 발견한 줄 알고는 그리로 갔다.

헐~ 그 사이 누군가 내 폰위를 차바퀴로 타고 지나갔는지
유리는 박살이 나 있었고,
폰은 먹통이 되어 있었다.


오래 쓰겠다고 다짐했는데,
식당에서 두고 오는 등 폰을 깜빡하는 일이 잦아지더니
결국은 내 품을 떠날 때가 온 것인가 보다.


숙소로 와서 라씨를 만들어보았다.

지인이 준 레시피를 나름 자체 평가하여 만들었는데,

얼추 유산균 요거트가 되었으나,
표면에 치즈막처럼 꾸둑꾸둑한 것이 형성되는 바라나시의 라씨와는 거리가 있었다.

 

레시피 대로 하지 않아서인지,
우유의 성분이 인도의 그것과 차이가 있어서인지는 모르겠다.

 

그렇더라도 오늘 아침 먹어본 라씨맛은 나름 괜찮은 듯.
좀더 실험을 통해 바라나씨의 라씨맛을 구현해 봐야겠다.

 

유산균을 투입하여 발효를 시켜둔 뒤,
휴대폰도 구입할겸 밖으로 나왔다.

일부러 차를 두고 충주의 시내도 익힐겸 걸었다.
목적지도 없이 걸었는데, 젊음의 거리까지 가게 되었다.
거의 충주시내를 남북으로 관통해서 걸은 셈이다.

 

오랜만에 걷는 운동이나마 하게 되니 마음이 상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