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참견

누가 우리의 권익을 얘기하는가

아르쎄 2015. 1. 31. 22:39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20일 국정연설에서 부자증세를 통한 서민, 중산층 살리기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연봉이 50만 달러( 5 4000만원) 이상인 세대를 대상으로 자본소득세를 현재의 23.8%에서 28%로 늘리고 부자들의 상속세의 허점을 보완하고, 대형금융기관에 세금을 부과해서 10년동안 3200억달러( 345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자본소득세란 봉급쟁이가 받는 근로 소득세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자산을 통한 소득의 증가를 말한다. 이를 테면 주식 투자를 통한 소득, 이자소득, 부동산 양도차액 등이 대표적이다. , 재산이 많은 부자들이나 얻을 수 있는 소득을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가 근로소득세 연말정산 변경으로 시끄러웠던, “봉급쟁이한테 삥뜯는 거하고는 차원이 다른 정책이다.

과거 이명박근혜 정권의 2009년부터 2013년까지의 5년 동안 부자감세로 인한 세수감소가 37조원이나 된다. 이 부자감세를 원상복귀만 해도 년간 7조원이상의 세수가 확보되는 데도, 봉급쟁이 한테 삥뜯어서 연간 2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니 정말 이 정부가 누구를 위한 정권인가는 분명해진다.

오바마의 세금 정책은 공화당이 반대하기 때문에 사실 상 의회에서 통과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오바마가실현가능할 거 같지 않은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2016년 대선을 의식해서라는 관측이 있다.

오바마의 발표로 민주당은 확실히 서민, 노동자, 중산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당이라는 이미지를 새김으로써 여론의 지지를 받게 될 것이고 내년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숨은 의도야 어찌 되었건 나는 오바마의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대의 민주주의란 개개 국민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 지도자를 지지하고 밀어주는 정치 스스템를 말한다면 미국은 이런 면에서 오랜 민주주의 경험에서 닦여진 내공 덕분인지 누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떠벌이고 있는지를 가려내는 힘이 우리보다는 나은 듯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북간 피의 전쟁과 오랜 대치로 인해 눈과 귀가 멀어져 자신의 이익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 같다. 노무현 정권시절 종합부동산세, 진보당의 부유세 등 부자증세를 통한 서민들의 분명한 이익에 대해서, 정부와 수구 기득권 세력 그리고 언론이 퍼뜨린, “빨깽이 정책이라는 낙인 하나만으로 자신의 이익은 따져보지 못한 채, 무조건적인 비판에 동조하고 흥분하고 만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빨갱이한테는 절대 표를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제 세상 어떤 나라도 빨갱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다만 경제적 힘의 논리만이 세상을 좌우하고 있을 따름이다. 나는 북한과 우리가 아직도 이데올로기 때문에 이렇게 대립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로는 뒷돈을 주고 받으며 서로 만나 악수하기도 하고 때로는 뒷구녕으로 총을 쏴달라고 요청하기도 하는 것은, 정치 권력자의 이해관계만이 얽혀져 있을 뿐인 것이다. 이를 전문용어로 '적대적 의존관계'라고 한다나.

나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소중한 나의 표를 행사하지 않을 것이다. 자유대한민국을 위해서도 그러지 않을 것이다. 고무신 한 켤레를 주든 돈다발을 주던 나에게 구체적 이익이 되는 사람 혹은 정치집단을 선택할 것이다. 다만 그 선택은 합리적이어야 하고 그가 제시하는 정책에 근거하여야 한다. 고무신 한 켤레 주고 그 보다 더 많은 세금을 빼앗아갈 게 분명한 정치집단은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그걸 어떻게 확인하냐고? 아주 쉽다. 그 사람 혹은 그 집단의 과거의 행적에 대해서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그리고 사상과 종교 따위의 도그마를 배제한 합리적인 눈으로 본다면 말이다. 

 

*** TV 조선에서 보도한 각 정권별 증세 내용 ***

노무현 정부 : 상위 20%에 대하여 63.7% 증세, 하위 20~40%에 대하여 3.8%증세

이명박 정부 : 상위 20%에 대하여 13.2% 증세, 하위 20~40%에 대하여 65.7%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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