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우중산행 9/13

아르쎄 2010. 12. 22. 11:50

지난 일요일

지방엔 오후까지 비가 오겠지만 서울엔 아침에 갠다고 하여,

산에 오르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여전히 비는 내리고...

 

다행히 점심을 먹고나니 비가 그쳤다.

 

내가 뻔질나게 오르는 우리집 뒷산인 삼각산.

막상 산을 오르려 하자

다시 비가 내린다. 이건 이슬비이긴 한데 제법 입자가 굵은 이슬비인지라,

순식간에 옷이 젖을 것 같다.

 

답답하지만 우의를 걸쳤다.

습도가 상당히 높은데다, 우의 까지 걸치니 정말 덥고 답답했다.

 

대동문에 올랐다가

그 바로 아래로 내려와 한적한 곳을 찾았다.

 

오늘 목표대로,

가지고 온 작은 텐트를 펼쳤다.

텐트 안에 가져온 매트를 깔고 침낭을 펼쳤다.

 

허기진 배를 간단히 빵과 물로 채우고

땀에 절은 티셔츠를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눈을 감았다.

 

텐트 표면을 때리는 빗소리가 가물해져 갔다.

........................

 

눈을 떳을 때

텐트 면을 밝게 비추는 햇살에 비쳐 하늘거리는 나뭇가지의 그림자가 비췄다.

산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좀 전까지만 해도 연무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것이

서울시내 전체가 다 보일만큼 아니 저 아차산 너머의 전봇대까지 또렷이 보일 정도로

믿지못할 변화가 있었다.

 

텐트를 걷고

다음에는 산에서 바람소리와 풀내음을 벗하여

함께 밤을 보내리라 마음먹고 산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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