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내가 사랑하는 산 11/4

아르쎄 2010. 12. 22. 11:46

나는 산을 사랑한다.

그러나 그 사랑이 전과 같지는 않다.

남녀간의 사랑이 변하듯

산에 대한 내 사랑의 성격도 바뀌었다.

과거엔 산을,

내 몸을 단련시키는 대상으로 생각했다.

목 까지 차오르는 숨결을 느껴야만

그 산에 대해서 만족하곤 했었다.

정상에 올라야만

그 산을 정복했었노라고 했다.

지금에 있어서는

나는

거친 호흡을 산에 들이대지 않는다.

오히려

산이 내뿜는 숨결을 느끼려 노력한다.

가만히 돗자리를 깔고 앉아

산과 그 아래 먼 풍경을 바라다 보며

몇 시간이고 가만히 앉아 파묻혀 있는 것이 너무 좋다.

과거엔 같은 산, 같은 등산로는 가능한 피했다.

산은 내 모험의 대상이었고

새로운 등산로는 개척해야할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에 있어서

산은 내 오랜 벗이고

나를 아늑히 품어주는 어머니다.

그래서

구태여 새로운 산을 찾기 보다는

매번 오르는 우리집 뒷산을 더 좋아한다.

지난 주에도 산에 올랐다.

매번 오르는 북한산이지만,

이번엔 또 다른 풍경을 나에게 선물 해 주었다.

그래서 나는 산을 더욱더 사랑한다.

<지난 주말 산이 내게 선물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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