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오전엔 북한산 비봉에 올라 비칠댈 정도로 막걸리를 퍼마시고
해질무렵인 저녁에는 시골 친구들의 부름을 받고 나가서 또 술한잔 했다.
일요일.
새벽 1시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왔는데,
속이 쓰리고 아프다.
샤워를 하고 누우니 새벽 2시
새벽 4시, 참을수 없는 위통이 나의 잠을 깨운다.
냉장고를 열어 상비해 둔 갤포스 두개를
비늘포장을 뜯어서 연거푸 빨아 마신다.
5시 무렵에 잠이 들듯 말듯.
5시 반에 기상벨 소리를 듣고 일어난다.
순식간에 짐을 챙겨
이제 겨우 여명이 찾아드는 어둠속 산길을 걸어
북한산 백운대에 오른다.
기온과 습도가 적당한 날씨.
나를 위해 존재 하는 산과 나무들.
너무 상쾌하다.
산 아래서는 아직 이르었지만,
위에서는 단풍이 붉게 물들어 가고 있다.
백운대 바로 아래의 너럭 바위 아슬아슬한 끝에 앉아서
베낭에 넣어갔던 김밥을 먹고
소주에, 사과를 깎아 안주하며
펼쳐지는 자연의 공연을 감상한다.
수없이 안개가 일어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동안.
바로 앞에 서 있는 의상봉은 보였다 안보였다 한다.
구름이 내 앞의 모든 시야를 가리자,
난 바윗덩이 비행선에 승선한 기분이 된다.
내가 앉은 너럭바위는 배의 선수가 되어 앞으로 질주해 간다.
그 장관을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으리.
세속의 모든 시름을 놓으니
신선이 따로 없다.
새벽 쓰라리던 그 위통도 어느새 사라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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