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양력으로 40번째 맞는 내 생일이다.
어제까지 30대라고 주장했었는데, 이젠 그렇게 주장할 사실적 근거가 사라져 버렸다.
만 나이 마져 넘겼으니 이젠 정말 불혹의 나이라고 해야하나?
추석연휴 다음날이라는 특이성을 뺀다면,
다른 날과 별반 다름 없는 오늘을 보냈다.
아버지는 우리 나이로 마흔에 돌아가셨다.
40년을 채 살아보지 못하시고.
아버지가 살았다 가신 마흔의 나이가 되기까지
나는 마흔이라는 나이가 인생의 끝인줄로만 알았다.
그 이후의 삶이 있기나 한 것인가하고 의심했었다.
그런데 이젠 아버지의 인생을 넘어섰다.
대학 때 약간의 신통력이 있는 체하던 다른 과 후배놈이
나보고 사십 이전에는 사업을 하지 말라고 했다.
큰 낭패를 볼 것이라고.
그딴 미신에 흔들릴 내가 아니지만,
사실 이번 추석 직전에 자립할 사업을 모의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괜히 그 얘기가 많이 거슬렸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기회는 나를 피해갔다.
그리고,
넘기 어려울 것 같았던 사십을 넘겼다.
기존의 삶은 대부분 버려졌고 새로운 삶의 준비가 차분히 진행되고 있다.
어제와 비슷한 일상이지만 새로운 호기심이 자라남을 느낀다.
오늘 저녁 작은 회식모임이 있었는데,
우리팀 팀장님이 그런 말을 했다.
“많은 인생을 산 것처럼 느껴질텐데, 지나고 보니까 그때가 시작이더라”고
그래 맞다.
내 생각에도 내 삶은 이제부터가 시작이 아닌가 싶다.
다시 태어난 마음으로
설레이며, 내일 아침을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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