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성주산 옥마봉 비행

아르쎄 2013. 7. 28. 23:38

금요일 밤 옥마산 이륙장에서의 밤

낮엔 흐뿌연 구름으로 뒤덮혀 있었지만 밤 하늘은 너무나 깨끗했고, 북두칠성, 카시오페아 등의 별자리가 북쪽하늘에 너무나 선명했다.

 

 <보령시 야경>

 

<북두칠성 : 길게 이어진 띠는 마침 그곳을 지나가는 비행기 불빛>

 

 <카시오페이아 : 아래쪽에 W자형 별자리>

 

열대야가 계속되는 여름 밤이 었지만, 옥마산 활공장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너무나 시원했다. 한참을 어둠속에서 하늘의 별과 풀벌레 소리를 음미하다 추워서 텐트안으로 들어갔다. 깊은 산속이었지만, 이색적인 데이트 코스를 찾는 연인들의 발걸음이 새벽까지  띄엄띄엄 이어졌다.

새벽 세시경엔 타는 갈증에 차를 세워둔 임도로 내려갔다가, 계단 바로 아래서 문을 열어둔 채, 차안에서 신음하는 이들을 발견했다. 환한 달빛에 차 밖으로 삐져나온 네다리의 움직임을 불과 몇 미터 앞에서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잠을 설친 다음, 밝아온 아침. 텐트를 걷고 컵라면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장비를 갖추고 이륙을 준비했으나, 바람은 너무나 고요했다.

 한참을 기다렸으나 기대했던 바람은  불어오지 않았다.

마침내 나는 작심하고 A라이저를 잡고 앞을 향해 뛰었다.

결과는 성공!

아무도 없는 아침 이륙에 실패하면 어쩌나 했는데, 단 한번의 시도에 나는 하늘을 날고 있었다.

 

 

더구나 무식하게 DSLR 을 목에 건채.

하늘에 올라 먼저 셀카 한컷.

 

 

 

저 아래 논 사이로 가운데에 고르지 않게 잡풀로 막자란 곳이 착륙장 

 

착륙 역시 성공.

그날, 그 이후로 2번의 비행을 더했다.

눈 아래 펼쳐지는 광경이 황홀하고 창공의 바람은 더없이 시원했지만,

고소 공포는 여전히 가셔지지 않는다. 

 

하동에서 오셨다는 분을 만났다. 전국 투어를 하신다고.

전국 어디를 다녀도 하동만큼 멋진 이륙장이 없다고 자랑하신다.

언제 한번 꼭 오라고 했는데, 정말 꼭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