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두 번째 비행한 날

아르쎄 2011. 4. 17. 12:39

 

봄날 정말 좋은 날.

페러글라이딩을 하러 보령에 내려갔습니다.

서부간선도로엔 벚꽃이 만발했습니다.

모두 합해 사흘간 교육을 받았고 실제 비행한 건 단 한번이고,

오늘은 두 번 째 비행입니다.

오전에는 내내 지상에서 패러글라이딩을 띄우는 연습을 했고,

오후가 되어서 비행을 위해 올라갔지만 저녁 4시까지 다른 이들이 비행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대장님이 보시기에는 아직 초보자가 비행하기에는 바람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던 모양입니다.

오늘도 비행을 못하나 했는데, 대장님이 이젠 기류가 안정되었으니 비행 준비를 하라고 하십니다.

610m 고도에서 내 몸을 페러글라이딩과 바람에 맡겼습니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정말 까마득 하더군요.

그 놈의 고소공포증은 아직은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나 봅니다. 하늘에서 아래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것 보다 라이저 잡은 줄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끝나고 저녁에 식사와 더불어 반주한잔 했습니다. 내친김에 시원하게 마셔버리고 내일 새벽에 올라갈까도 생각했지만 이내 생각을 고쳐먹고 마시는 술의 양을 조절했습니다.

올라오는 길에 그 동안의 술에, 수면부족에 따른 피로가 한꺼번에 닥쳐오는 듯하여 휴게소에게 잠시 눈을 붙였습니다.

덕분에 서울 인근에서 교통체증을 많이 피해갈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올라올 때, 내려오면서 보았던 서부간선도로 둑방길에 핀 벚꽃을 일부러 고개를 돌려 다시 쳐다 보았습니다.

꽃들은 은은한 가로등 조명을 받아 더욱 운치있게 분위기를 연출하더군요. 차를 세우고 둑방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간선도로에서 어디 차를 세울 데가 있어야지요.

라디오에서 월요일에 비가 오고 바람이 분다하니, 올해도 벚꽃을 감상할 여유를 갖지 못하고 내년을 기약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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