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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쿼리, MB 시장 때 서울 알짜배기 사업들 따내 ‘특혜 의혹’

아르쎄 2012. 4. 20. 08:50

 

맥쿼리, MB 시장 때 서울 알짜배기 사업들 따내 ‘특혜 의혹’

지하철 9호선·우면산터널 수입 보장
나머지 민자사업은 재협상 통해 없애
경향신문 | 문주영 기자 | 입력 2012.04.19 22:14 | 수정 2012.04.20 02:14
서울시가 소유한 도로·교통시설 등의 사회기반시설 중 민자사업은 총 9개다. 지하철 9호선·우면산터널은 공사가 완료돼 이미 개통됐고, 용마터널·강남순환도로·우이경전철·서부간선지하도로 등은 현재 공사 중이거나 민간사업자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외국계 금융자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가 대주주로 참여한 지하철 9호선과 우면산터널 등 2개의 사업만이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을 적용받아 막대한 세금을 재정지원금으로 챙기고 있다. 최근 특혜 의혹이 불거지는 이유다. 국내 자본이 투자한 강남순환도로·용마터널에는 최소운영수입보장을 적용했다가 나중에 이를 삭제한 것과 대비된다.

최소운영수입보장은 민간사업자의 자본이 투입된 도로·철도·항만·다리 등 사회기반시설의 실제 통행량이 예측치의 일정 기준에 못 미칠 때 세금으로 그 차액을 메워주는 제도를 말한다. 1998년 정부가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 도입했으나 혈세 낭비라는 지적에 따라 2006년 폐지됐다.

19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는 맥쿼리 코리아 본사 건물 외부에 계열사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실제 금천구 시흥동~강남구 우면동을 연결하는 강남순환도로는 서울시가 두산건설 등과 최초 실시협약을 체결했던 2002년 6월 최소운영수입보장을 80%로 적용했다. 이후 민자사업자의 배만 불려주는 특혜조항이라는 논란이 일자 2006년 6월 실시협약 변경을 통해 이 조항을 삭제했다. 용마터널도 2003년 8월 최초 협약에서 80%로 체결했던 최소운영수입보장을 재협상을 통해 2009년 11월 아예 없앴다. 하지만 지하철 9호선에 대해선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 중인 2005년 5월 실시협약을 체결해 최소운영수입보장 비율을 90%로 해줬다.

서울시는 다른 사업과 달리 지하철 9호선은 금융약정을 체결한 후라서 협약을 변경할 수 없었다고 말하지만 터널 공사의 사업자 인계 시점이 2008년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우면산터널 사업도 마찬가지다. 우면산터널은 1998년 5월 최초 협약을 통해 최소운영수입보장을 90%로 체결했다가 맥쿼리가 1대 주주 지분을 인수한 2005년 3월 재협약을 통해 85%로 조정했다. 그러나 운영기간을 기존 19년에서 30년으로 연장해 오히려 3700억원의 추가 이익을 챙기게 했다. 게다가 지하철 9호선은 최소운영수입보장 적용기간이 15년이지만 우면산터널은 30년 내내 적용되는 구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건호 국책사업감시팀장은 "두 사업 모두 이명박 서울시장 재직 때이자 최소운영수입보장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안 좋은 시기였는데 강남순환도로는 관련 조항을 삭제했고 우면산터널과 지하철 9호선에 대해선 재협상을 하지 않은 것은 누가 봐도 의혹이 생긴다"고 말했다.

민간사업자가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요금 결정권이 계약된 점도 맥쿼리에 쏟아지는 또 다른 의혹이다. 강남순환도로와 용마터널의 요금은 매년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100원씩 인상할 수 있지만 반드시 서울시의 승인이 있어야 인상이 가능하다.

반면 지하철 9호선은 별도 조항을 통해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해 징수'할 수 있도록 했고, 우면산터널도 최초 2000원에서 2010년 2500원, 2015년 3000원으로 올린다고 협약에 명시했다. 민자사업일지라도 국고 등 막대한 재정지원이 투입됐지만 사업자 마음대로 요금을 인상할 수 있어 서울시가 불리한 계약을 맺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지하철 9호선은 투입된 3조4580억원 중 민간자본이 5631억원으로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맥쿼리가 서울시의 알짜배기 민자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 일부에선 맥쿼리가 이들 사업에 참여한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맥쿼리는 우면산터널 지분을 두산건설 등으로부터 2003년 12월 인수했다. 앞서 한 달 전인 2003년 11월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인 이지형씨가 맥쿼리의 계열사인 IMM자산운용 대표로 선임됐다. 맥쿼리가 지하철 9호선의 2대 주주로 등극한 2008년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첫해이기도 하다.

이 같은 특혜의혹에 대해 새누리당 이상득 의원 측은 19일 "아들 지형씨가 대표로 있었던 맥쿼리IMM자산운용은 맥쿼리한국인프라와는 관련이 없는 별개의 회사"라면서 "특히 지형씨가 2007년까지 맥쿼리IMM자산운용을 경영하다가 그만뒀으며 그 이후에는 맥쿼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 문주영 기자 mooni@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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