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 탱고파티 초대 3
자정을 념겨서 파티장을 나왔다.
주인 양반이 나를 배웅해 주면서 어디로 갈거냐고 물었다.
호텔을 찾아 볼거라고 하자 바로 근처에 호텔이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마침 나가는 차가 있어 그 차를 얻어타게 되었는데,
나를 호텔 로비까지 태워주었다.
호텔에서는 싱글베드 하룻밤 숙박료로 세금 별도로 8천루피를 달라고 했다.
세금까지 이것저것 합하면 만루피, 한화로 17만원 수준이다.
고민을 하다가 그냥 나왔다.
인도에는 택시가 없다. 있긴하지만 거의 찾기가 어렵다.
택시 비슷한 교통수단으로 오토렉샤라는 것이다.
렉샤는 자전거 뒷부분을 승합할 수 있도록 개조한 것으로 인력거 보다
개량된 교통수단이라 한다면,
오토렉샤는 오토바이를 변조해서 만들어 인력을 원동기로 대체한
렉샤로 현재 인도에서 가장 보편적인 교통순단이 되었다.
밤늦은 거리에는 오토렉샤도 보이지 않았다.
땀에 젖은 몸으로 한참을 무작정 걸었다.
로터리를 지날 때는 한국과 통행 방향이 반대이면서 이곳의 과감한(?) 교통문화 때문에
지나가는 차들을 의식하느라 조심스러웠다.
인도에는 크고작은 로타리가 많다.
아무래도 신호체계가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합리적인 방식이어서가 아닐까 한다.
지나는 오토릭샤가 있었지만 다들 만차다.
혹 빈차를 놓치지 않으려고 차도 가장자리를 통해 걸었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마침내 오토릭샤를 탈 수 있었고
나는 그 오토릭샤 기사에게 저렴하고 깔끔한 숙소를 찾아봐 달라고 요구했다.
오토릭샤 기사는 시내 한복판의 코넛플레이스 북쪽의 한곳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그곳에는 여기저기 우리나라의 모텔과 같은 호텔들이 많이 있었다.
접수대에서 나한테 여권과 비자를 요구했다.
난 사진으로 찍어두었고 실물은 현재 없다고 했지만 그들은 나를 받아주지 않았다.
다른 곳에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들은 이메일로 나의 여권과 비자를 받으면 숙박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곳의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메일을 보내고서야 체크인 할 수가 있었다.
숙박비는 1천9백 루피, 우리돈으로 4만원이 좀 못되었다.
방은 좁았지만 깔끔하고 깨끗했고 샤워시설을 갖춘 화장실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처음의 호텔을 나와서 거리의 미아가 될까봐 걱정하며 그냥 나온걸 후회했었는데,
새롭게 숙소를 잡자 그 판단이 옳았다는 생각으로 다시 마음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