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뉴델리 탱고파티 초대 1

아르쎄 2014. 7. 1. 01:04

인도에 와서 현지에서 사람관계를 만들기 위해 한 일중에 하나가 어설피 배운 아르헨티나 탱고였다.
한국에서 탱고를 인연으로 잠깐 얼굴 몇번 스친 사람이 인도에 와 있다길래 어떻게 그와 연락을닿아 탱고 강사를 소개받았던 것이다.


탱고 강습은 초보인내가 보기에도 어딘지 모르게 좀 어설펐다. 하지만 인간미 만은 한국하고는 달랐다. 다들 친절했고 강습할 때 상대 여자들도 잘 추지 못한다고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거의 없다. 오히려 비웃는 거라면 모를까.
눈치 챘겠지만, 사실 이곳에서 댄스 상대방으로부터 비웃음을 받은 일이 있다. 아무래도 내 리드가 제대로 안되자 상대가 그만 어이없어 웃어버린 것이다. 어찌나 무안하던지.

아무튼 이곳에서 탱고를 통해 그나마 현지인들과 관계를 만들 수 있었다. 물론 일요일 두시간 강습을 위해서 편도 3~4시간 걸려서 델리까지 갔다오는 수고를 감수해야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우리 클래스의 멤버중 하나인 '마드후'라는 아줌마로부터 파티 초정을 받은 건 지난 주 였다. 저번 주 일요일 강습에서 얘기했던 대로 그녀는 내게 이메일로 송별파티 초대장을 보내왔다.
그들과 친한 스페인 대사관에 근무하는 한 가족이 다음달 본국으로 떠나게 되어 송별파티를 한다는 것이다.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텐데 과연 갈 수 있을까?  또한 어설픈 영어실력으로 커뮤니케이션 조차 힘들텐데." 하는 걱정이 앞선다.
그렇지만 인도의 상위 클래스의 현지인들의 문화, 특히 사교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기에도 아깝다.

결국 '에라 될대로 되라'는 생각으로 일단 가보기로 마음먹고 준비했다. '문드가'까지는, 같이 근무하는 '아마레쉬'의 퇴근길에 도움을 받았고 '문드가'에서부터는 전철을 이용했다. 예상대로라면 한창 무르익을 시간에나 도착할 수 있어야 했는데, 현장에서의 여건 때문에 좀 일찍 출발한 탓인지 8시반 시작인 파티에 도착할 시간은 넉넉했다.


하지만 일찍 들어가는 것도 문제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어색한 인사를 처음부터 오는족족 하게 될텐데 그건 정말 가시방석일 것 같았다. 그리고 들어갔을 때 아는 사람이 전혀 없다면?

그래서 결국 지하철역을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오는 방법으로 시간을 지연시켰다. 이맘때의 인도는 너무나 더워서 밤이어도 밖에 나가있으면 땀이 절로 나온다. 그렇다고 한국처럼 어디에나 있는 커피샵이라든가 호프집이라든가 시원하게 앉아서 쉴만한 데가 있는 곳도 아니다. 그나마 생각할 수 있는 곳이 지하철이다. 지하철에서 만큼은 냉방이 된다. 하지만 언제나 인파로 붐비는 게 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