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 을 보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을 보고-
모든 사람들이 특이하게 살아간다.
아니, 모든 사람들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내 아닌 다른 모든 사람들이 평범한 거 같지만,
각각의 개인은 모두 독특한 자신만의 개성과
고민과 아픔을 가진채로 살아간다.
도시속에 사는 우리들은
문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수많은 익명의 사람들과 마주친다.
애써 억지스런 미소를 짓기도 하고
자신의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굽신거리기도 한다.
어쩌면 차라리 그때가 더 낫다.
나의 행위가 구속되어 그나마 해야할 일들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상을 끝내고 혼자만의 공간으로 들어오면
모든 것들은 외로움과 적막으로 바뀐다.
낮동안의 시끌벅적하던 사람들의 모습은
이순간 나에게 아무런 소용이 되지 못한다.
어떤 이는 음악에 마음을 의지하고
어떤 이는 가상공간을 찾아 외로움을 달랜다.
그리고 더 심한 이는
우울증 약에 의지하기도 한다.
때로는 아픈 마음을 달래려다
잘못된 만남으로 인해 더 큰 아픔을 겪기도 하고
그 아픔으로 인해 자신을 추스리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아픔이 자신만이 겪고 있는 것이 아닌 것을 알 때,
나와같은 아픔을 안고 살아가고 그러기에 나의 아픔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또다른 영혼을 만날 때,
비로서
서로 의지하게 되고, 힘을 얻고, 서로 사랑하게 되고
결국 행복할 수 있게 된다.
영화는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번잡한 도시에서
두 주인공의 개별적인 아픔과 고민과 외로움을 보여주었고
그 두 영혼이 우연히 만나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마추칠 듯 하면서 그냥 스쳐지나게 되는,
그 전까지 아무 인연이 없던 두 주인공들을
관객들은 왜 그렇게 안타까워하면서까지
만나기를 고대하는 것일까?
아마, 극장에 앉아 두 주인공을 지켜보는 관객들은
주인공과 똑같은 (군중속의)외로움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는 늘 마음 깊은 곳에 품어왔던
'나의 이 외로움을 달래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영화의 제목처럼
그들이 만나게 되는 것은 '확률'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도 영화니까 만나게 될 확률이지,
실제에서는 안타깝게도 그렇게 만나질 확률은 제로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니, 외로운 영혼들이여!
영화의 주인공처럼 '윌리' 를 찾게되면
즉시 그에게로 달려가라.
그리고 용기를 내어 '외로우시죠. 내가 당신의 친구가 되어드릴게요'라고 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