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모나리자
아르쎄
2010. 12. 22. 11:51
모나리자.
보일 듯 말듯 살며시 피어나는 그 미소
난 이미 그대의 노예다.
그대가 나를 첨 바라본 순간부터
그대가 외면하는 지금에도
난 여전히 그대의 노예다.
그대에게서부터 벗어나고자
밤마다 몸부림쳤지만
나의 머리는 그대에 의해 두근거리는
나의 가슴을, 나의 설레임을
이기지 못하였다.
오히려 난 그대의 틀에 묶인 불구임을
더욱 더 확인한다.
그대와 함께했던 그날의 기억은 가물하지만
그대의 체취는 내 몸에 지워지지 않는 향기로 남아있다.
혹시나 그대를 만날지 모를 기대감에
오늘도 그대가 지나던 그 길을 서성인다.
어찌하여 그대와 마주친다 한들
그대에게 다가갈 용기가 없다.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그저 아무렇지 않게 이웃에게 건네는 미소 정도로도
난 행복하다.
살아가는 이유를 느낀다.
사랑한다. 나의 모나리자.
소리치고 싶지만
그대에게 들리도록 말할 수는 없다.
그대의 행복이
나 때문에 방해 받게 되는걸 원치 않기에.
내세를 믿지 않지만
내세가 있기를 기도하며,
내세에는 그대와의 인연이 열매맺기를 기도한다.
우리의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을 위하여.